미국의 HDT Robotics 라는 회사에서
2011년도에 MK-1 이라는 신형 Modular Robotic Arm을 내놨다.
* hdt rOBOTICS 홈페이지 : http://www.hdtglobal.com
Modular Robotic Arm의 개념은 상당히 오래 되었지만
이것이 상품으로서의 중요성과 필연성을 가지게 된다는 점은
예전부터 확연하게 인지하고 있던 것이며
또한 현재 내가 추구하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차 그런 것들이 구현되어 나오는 듯 하다.
제품이 매우 소형이고 퍼포먼스가 좋아 보이는데다가
컨셉 자체도 우리가 개발중인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흥미가 생겼다.
다만 몇가지 의문이 들길래 조금 고찰해 보았다.
1. 출력 표기에 좀 과장이 있는 듯 하다.
이 제품의 스펙을 보면
( http://www.hdtglobal.com/site_media/uploads/files/products/data_sheets/type/HDT_MK1robotics_1.pdf )
25.4cm 반경에서 23kg의 Payload를 발휘한다고 되어 있다.
토크로 환산하면 584.2kgf.cm 라는 괴력으로 나온다.
게다가 회전속도 또한 120deg/sec (20RPM) 정도이므로
제품의 외관으로 볼 때 이러한 수치는 거의 사기적인 것이다.
감속기 효율이 100%라고 할 때 모터의 정격 회전속도를 대략 4000RPM이라고 가정할 때
감속비율은 1:200 정도가 되고 따라서 모터의 토크는 2.921kgf.cm가 되어야 한다.
이정도 수준이면 모터의 파워는 대략 150~200W 급이 되어야 한다.
현존하는 모터 중에서 저 사이즈의 패키지 안에 구겨넣을 수 있는 제품은
현재까지 독일제 Robodrive 제품 이외에 존재하지 않는다.
( http://robodrive.de )
비슷한 중량대 출력비를 구현한 경우로는 미국제 Kolmorgen 제품이나 스위스제 Maxon 같은것이 있다고 하지만, 이들 기성 제품은 하우징 때문에 그러한 중량비는 도저히 낼 수 없다.
따라서, 내가 보기에는 저 제품의 스펙에는 과장이 좀 있는 듯 하다.
즉 표기된 페이로드는 정격이 아니고 Stall Torque에 준해서 표기되어 있으므로
저러한 파워를 계속해서 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모터 드라이버 회로에서 출력이 받쳐준다 하더라도, 모터의 발열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짧은 시간 동안의 Demo나 겨우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Stall은 Norminal Torque의 5배 정도로 잡으므로,
마찰 등에 의한 손실을 감안해서
실제 모터의 출력은 50~100W 급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실제 Norminal Output Torque는 200kgf.cm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유튜브에 올라온 몇가지 동영상을 봐도
자신의 스펙상 표기된 출력 (14~23kg 물체를 옮긴다는)를 Demo해 주는 영상은 없었다.
실제 저 출력이 구현된다면 그걸 자랑하는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을리가 없다.
2. 분산제어기 적용 여부
제품의 Tilt 관절부위의 사이즈가 터무니없이 작기 때문에
그 안에는 어떤 PCB도 제대로 구겨넣었을리가 없다.
모터와 감속기를 넣으면 땡인 공간이다.
따라서 PCB는 Roll 관절 부위의 널널한 공간에 넣어서 2~3개 정도의 Axis를
Driving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Tilt 관절부위에도 자신의 분산제어기+드라이버 회로까지 들어가 있다면
저걸 개발한 엔지니어들은 5~10년 정도의 시간을 앞서나가고 있는 미래 인간일 것이다.
3. 부하 대 중량비 (Load to Mass Ratio)
스펙상 7자유도 팔 + 0.9kg 중량의 핸드 = 6.6kg 무게로 보인다.
팔을 쫙 폈을 때 (길이 107~150cm) 페이로드가 14kg이라고 되어 있다.
물론 Stall 사양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비율을 내면 14/6.6 = 2.12 가 된다.
즉 자신의 중량의 2배를 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독일 DLR 연구소의 LWR-3 가 2008년도에 이 비율을 1 정도로 맞춰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소리다.
역시 이것도 과장으로 생각되며, Norminal 사양으로 생각할 경우에는
1 정도로 낮춰서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보인다.
4. Modular ?
모듈화 한다는 것은 몇가지 장점을 가지기 위해서다.
이 MK-1 제품의 경우에는 다음의 장점을 취하고 있다.
- 분해,조립 시간을 1분 이내로 극히 단축시킨다.
- 따라서 고장 부위 교체를 통해 수리 시간을 단축시킨다.
- 케이블링의 번거로움을 없앴다.
그리고 그 외의 잠재적 장점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잠재적 장점이란 다음과 같다.
- 부품표준화에 의한 양산효과
- 양산효과에 의한 가격 다운
- 물류 및 유지보수의 잇점
즉 모든 관절이 똑같이 생겼다면 글자 그대로의 모듈화 효과를 더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각 관절들에 요구되는 부하가 달라지므로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나
LWR-3는 그것을 실현시켰던 바 있다.
완전한 통일은 어렵지만
절충안으로 몇가지 라인업으로 통일시킨 슝크사의 PRL 제품도 있다.
5. 베어링은 ?
베어링은 일반적인 표준 규격의 베어링은 당연히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볼베어링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없어보였는데
아니나다를까 구글신 검색으로 답이 금방 나온다.
http://www.igus.eu/wpck/default.aspx?Pagename=Manus11_Roboterarm&CL=DE-en
독일제 IGUS 플라스틱 베어링을 사용하였다.
사용한 제품 패밀리는 IGLIDUR G 라고 되어 있다.
그냥 DU부싱을 쓴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사실 나는 이런 플라스틱 베어링을 2008년도에 ARO2를 개발하면서 적용했던 바 있다.
IGUS 베어링은 예전에 사용해 봤을 때, 모재 기구물의 공차관리가 잘 안되면
마찰력이 급증해서 낭패를 볼 수 있고 또 제품 라인업이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극단적으로 소형화를 추구하려다 보니 그걸로도 안되고 특주형상이 필요하게 된다.
내 경우에는 IGUS가 아닌 금형으로 별도 찍어낸 자체 특주품을 사용했는데
사출성형시 공차관리가 잘 안되어 할 수 없이 갭을 크게 줄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이 있다.
덕분에 로봇팔의 정밀도는 희생되었으나, 운용상 상당히 큰 잇점을 경험했던 것도 사실이다.
조립도 쉽고, 부품 가격도 쌀 것으로 기대되고 (사실 소량생산에서는 볼베어링이 더 쌀수도 있음... 금형개발비만 해도 얼마인지.) 말이다.
가격은 그렇다치고 플라스틱 부싱이므로 무게가 매우 가벼워
경량화에는 엄청나게 도움이 되고,
또 내외경 차이가 적은 아주 얇은 형태가 되므로 소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서비스용 로봇팔에 플라스틱 베어링을 사용한 것은
내가 아마 세계 최초였을 것이다.
6. 전기 접점 커넥팅
전기 접점은, 한쪽은 Flat Pattern이고 반대쪽은 Spring Terminal 방식이다.
핸드폰을 충전기에 올려놓는 접점과 같다.
이것 역시 나는 ARO2의 팔을 개발할 때 적용했었다.
그때 하드웨어를 담당하고 있던 이xx라는 친구가 내가 그렇게 설계하는 걸 보고
비웃던 표정을 짓던 기억이 난다.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죽은 엔지니어의 눈빛이었다.
결국 ARO2의 팔에 적용했던 그런 커넥팅 방식은
하드웨어 담당 엔지니어의 반대로 인해
살아남지 못하고
불편하고 멋대가리없는 몰렉스 커넥터로 변경되어 노가다 조립을 반복하는데
한몫 거들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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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흥미로운 제품을 보고 몇가지 궁금한 것들을 서칭해 본 것이다.
나중에 혹시 잊어먹을까봐 메모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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