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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0일 수요일

티맥스OS를 보면서....



티맥스OS를 보면서....



이거 전형적인 '한국형 기업 문화'의 형태라는건 다들 잘 아실것 같아요.
경험적으로 보면 회사 내부 사정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대체로 이렇게 흘러가던데...


1단계

경영진이 매출/성과 가시화에 대한 압박으로 불가능한 목표 + 무리한 일정을 요구한다.

2단계
말솜씨가 좀 없고 진짜 핵심적인 엔지니어가 중역에게 '이런식으로는 안됩니다' 했다가 엄청 모욕만 받고 찌그러진다.  사장은 웬 어리버리한 듣보잡이 되도 않은 소리하냐고 중역에게 질책한다(사장은 누가 진짜 핵심 개발자인지 잘 모른다).

3단계
엔지니어링 능력은 좀 떨어지지만 사내정치에 능한 타입의 PM이 핵심 엔지니어를 왕따시킨다.

4단계
이때 2가지 경우로 분기가 됩니다.

    핵심 엔지니어가 관둔다.
    핵심 엔지니어가 자신의 수명과 프로젝트를 맞바꾸기고 결심하고 스팀팩을 맞고 어떻게든 계속한다.
       
5단계
핵심 엔지니어가 관뒀을 경우에는, 그대로 프로젝트가 망한다.  계속 이어지는 것 처럼 보여도 결국 망하게 되어 있다.
핵심 엔지니어가 어떻게든 구현은 해낸다.  물론 올바른 소프트웨어공학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구현하는데만 급급할 수 밖에 없어서, 버그를 예측할 수 없고 또 버그가 나와도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화면이 나간다던가, 블루스크린이 뜬다던가 하는 눈에 확 띄는 버그가 나오게 되면 사내 품평회에서 사장 및 중역들은 핵심 개발자를 불러다가 실력이 없다는 둥 별 모욕을 다 주고 회의식 밖으로 쫒아보낸다.  PM은 핵심 개발자에게 모든 책임을 다 떠넘긴다.

6단계
경영진은 모든 것을 '엔지니어의 실력 탓'으로 돌리고, 이런 어리버리한 한 사람의 개발자에게 핵심적인 기술이 종속되는 상황은 경영학적으로 안 좋으니, 핵심 개발자가 아키텍쳐를 설계할 수 있는 권한을 다 빼앗고, 여러 명을 투입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는다.

7단계
안간힘을 쓰면서 아키텍쳐의 '우아함'을 지켜나가던 핵심개발자의 설계권한이 무시되었으므로, 그보다 실력이 한참 떨어지는 저급 개발자들이 여러명 달라붙어 소위 '입개발'을 시전한다.  아키텍쳐는 결국 누더기가 되고, 이걸 감당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입개발자들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하나 둘 조용히 퇴사한다.  물론 퇴사 이유는 다른 핑계를 댄다.

8단계 : 亡




보통 중소기업 레벨에서는 한 사람의 핵심 엔지니어에 의해 특정 프로젝트/사업의 성패가 완전히 종속되는 경우가 있죠.
이게 경영적으로는 분명 리스크 요인은 맞는데, 이걸 피하려면 제대로 된 개발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밟아나가야 되는데, 과정보다 결과만 중시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 때문에, 이런 상황을 경영진 스스로 자초하면서 그 탓을 핵심 엔지니어에게 덮어씌우는 상황이 자주 연출됩니다.

'핵심 엔지니어'는 대체로 학구적 성향, 말솜씨가 좀 떨어지고, 사교성이 조금 덜 한 경우가 왕왕 있더군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 나오는 엘런 튜링 비슷한 거라고 보면 될 듯.)


물론 요즘은 엔지니어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엔지니어링 능력 자체 보다는 사회적 스킬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매니지먼트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긴 합니다만...
이게 과연 정답일지는 의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여러 분야에 모두 깊게 잘 하는 완벽한 엔지니어'는 잘 없습니다.
(사실 내 관점에서는 그런 사람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습니다.)


특히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과제의 경우에는, 엔지니어링 자체에 아주 깊게 탐험해 들어가는 천재 - 사회적 멍청이형의 엔지니어가 있어야 진척이 발생하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입개발'하는 사람들만 모아놔서는 아무것도 안되죠.  그런 타입의 엔지니어들은 자기가 뭘 신기술을 도전한다던가, 아주 어려운 것을 온전히 자기 어깨에 모든 책임을 지고 몸을 던지지 않거든요.
남이 구현해 놓은 것을 보고 품평이나 하는 스타일이 많습니다.



아무튼, 티맥스의 내부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프로젝트가 저따위로 기획/진행되고 완성도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일정이 잡혀진 발표를 강행해 버리는 것은 티맥스 회사의 경영진의 자질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된다고 봅니다.
모르긴 몰라도, 발표회장에서 컴퓨터가 얼어버리거나 다운되는 버그의 원인을 제공한 코드를 작성한, 누군지 모를 그 '핵심 엔지니어'가 그 회사 안에서 받게 될 모욕과 뒷담화를 상상하게 되네요.

'우리 회사는 쿨하니까 기술적으로 실수해도 왕따 같은거 안 시켜'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국 기업 문화의 어두운 측면을 외면하는 부류 아닐까 합니다.


2015년 10월 13일 화요일

Wiki and Jupyter

Wiki and Jupyter

위키

  • 여러가지 위키를 상당기간 검토하거나 사용해 봤다.
  • 미디어위키. 일단 가장 표준적인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보증할 수 있고, 기능이 풍부하며, 확장성 역시 좋다. 그러나 미디어위키 문법은 아주 지저분하고, APM 시스템 기반이라 포터블 하지는 못하다.
  • 깃허브 골룸. DB 의존적이지 않은 대신 Git을 통해 버전관리가 이루어진다. 어차피 DB가 필요한 만큼의 대규모 위키를 운영할 것도 아니므로 이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또 깃허브 향 마크다운 문법 역시 매력적이다. 설치 방법도 크게 까다롭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기본 개념 자체는 아주 좋다.
  • 징고(Jingo). 골룸 비스무레한 것을 node.js와 자바스크립트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역시 상당히 좋지만 아직 완성도가 너무 낮다. 겨우 구색만 갖춘 느낌. 그러나 역시 node.js 기반의 소프트웨어는 항상 나를 기쁘게 한다.
  • 티들리위키. 단순무식한게 아주 좋고, 달랑 하나의 파일만으로 포터블성이 극대화된게 아주 천재적이다. 다만 기본 UI가 위키라기 보다는 블로그에 가깝다. 아쉬운 점은, 티들리위키 문법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마크다운 플러그인을 넣어 봤는데 지나치게 허접하다는 점이다.
  • 기타 서비스형 위키로, Torchpad를 사용하고 있는데... 골룸처럼 깃허브향 마크다운 문법 기반이라 너무 좋고, 필요한 확장이 모두 기본적으로 셋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 삽입 같은 것은 그냥 마우스 드래그만 해 주면 자동적으로 업로드 및 태깅이 되기 때문에 너무 편하다. 단점은 한글 입력시 끝글자가 사라져 버리는 버그가 있고, 깃허브 연동 기능이 아직 제공되지 않는다. 그리고 커뮤니티가 거의 죽어있는 것을 봐서는 곧 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안하다. 서비스형 위키는 아무래도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심리적인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Jupyter

  • 그런데, iPython notebook 즉 Jupyter를 보면, 기본적으로 훌륭하게 마크다운 문법이 지원되는 점을 볼 수 있다.
  • 게다가 한큐에 서버 셋팅까지 되고...
  • 각종 언어 커널만 심어주면 인라인으로 코딩 및 결과까지 보여준다.
  • 그리고 이 모든 걸 전부 다 .ipynb 파일 하나에 싹 다 저장할 수 있다.
  • 게다가 온라인, 오프라인 어느쪽으로든 이건 .html로 렌더링을 쉽게 해 줄 수 있다.
  • 심지어 깃허브에서는 직접 렌더링해서 볼 수 있다.
  • 아무튼 킹왕짱이다.

아이디어

  •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 Jupyter를 뜯어고쳐서(?) 골룸 위키 처럼 만들어보면 어떨까?
  • 즉 위키 문서 파일 역할을 .ipynb 파일이 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해 주고, Jupyter 프론트엔드 쪽에 문서 검색기능 같은 추가 요소를 더 주는 것이다.
  • 그리고 화면 좌측에 트리 같은걸 자동 생성해서 브라우징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더 좋겠다.
  • 그리고 열람 모드에서는 Jekill 같은 느낌으로 그냥 열람만 할 수 있도록 하고, 편집 모드에서는 Jupyter 네이티브로 편집 가능하도록 해 준다.
  • 그러면 코딩과 문서의 환상적인 조합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퍼블리싱까지 되는 셈이다.

2015년 9월 12일 토요일

새로운 직장에서의 난해한 과제들


이직하고 나서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이직하면서 몇가지 패널티를 안고 왔다.

(1) 원래 모시던 상사의 추천으로 입사.
(2) 주력 CAD 소프트웨어가 변경됨.
(3) 제품의 도메인이 변경됨.

때문에, 새로운 직장에서의 적응이 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원래 4곳 정도의 사업체에서 러브콜을 주셨는데, 그중에 선택한 것이 지금의 직장이었다.
현재의 연봉보다 2배 가량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해 주신 곳도 있었는데, 엔지니어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또 외국을 너무 자주 나가야 하는 점 때문에 고사했다.

어쨌든 형식이 추천으로 입사한 것이다 보니 일부 사람들은 뒷담화로 '낙하산이다'라고 오해하면서 '실력도 없는게 나댄다'라는 식으로 나쁘게 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 주력 CREO에서 CATIA로 소프트웨어가 바뀌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CATIA 학습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당면한 긴급업무에 의해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아진 것도 있고, 또 십수년 전에 내가 CATIA를 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소프트웨어의 복잡도가 높아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CREO에서 적용했던 설계 기법들을 거의 그대로 원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약 4 주간에 걸쳐 틈틈이 학습한 결과, 표준에 맞추어 원하는대로 Setting를 완료하는데 성공했고, Top-down 설계를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를 얻었다.  몇가지 중요한 단축키의 사용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다만, 실무 현업에서 보니까 CATIA 유저들의 설계기법이 생각보다 굉장히 원시적이라는데서 매우 놀랐다.  이렇게 좋은 툴을 가지고 이런 엉망진창의 데이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니...  헐.
기존 제품들의 설계 데이타들을 몇 가지 조금씩 뜯어보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분야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일종의 '스파게티 소스코드'를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레퍼런스 로직도 엉망진창이고 원칙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그냥 되는대로 모델링을 해 놓았으며, 도면 표준에 맞추었다는 셋팅도 보니까 제대로 안 맞는 것들이 많았다.  폰트도 중구난방...
선임자들의 변으로는, 너무 짧게 주어진 설계시간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흘러왔다는 것이다.  전임 경영자의 밀어부치기식 경영 습관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예전에 이런 식으로 전투기를 설계했었나 하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게다가 전임자들 및 현직 재직자들은 자신들이 오랫동안 경험해온 경험이 최고수준의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굴러온 돌은 믿을 수 없다는 티를 너무 노골적으로 내는 장면이 많았다.  조금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약간의 텃세 같은 것?
나를 기술적으로 전혀 신뢰하지 않는 시선이 느껴지는데 매우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지만, '엔지니어의 방식'을 통해 그런 점은 시간을 두고 쉽게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오만한 엔지니어는 더이상 엔지니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자.

그건 그렇고 기존 제품의 설계 품질을 보니, 로직 측면에서의 저수준도 문제지만, 기구설계적인 기본 원칙이나 기초를 무시한 소위 '날림 설계'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될지 멘붕이 올 정도다.
얼핏 보면 무슨 대학생 졸업작품인줄 알 정도였다.
(물론 그렇게 된 이유는 개발자의 자질이 낮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는 개발자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는 제반상황, 영업조건 등의 영향이 크다.)

Top-down 계획설계 기법의 적용을 CATIA 유저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굉장히 심하다.  매우 놀랍다.  바빠서 그렇다고 하는데, 아무리 바빠로 잘 적응되면 설계 생산성에 전혀 문제 없을 뿐만 아니라, 팔로우업 과정에서 점차 설계수정 소요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 친구들은 아직 그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어 보였다.

더 심각한 것은, 기존 재직 설계인원들의 타성이 심해서 어떠한 변화도 모두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점....  또 부하직원으로 함께 들어온 열 몇 살 나이 차이가 나는 친구가 나를 제대로 된 선배나 상사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자존감이 있어 보여 좋아 보이기는 하는데, 한번씩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볼 때는 등골이 오싹함) 등이 우려된다.
뭐하나 잘못하기라도 하면 당장 왕따라도 당할 기세다.

아무튼 이런 어려운 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 나로서도 부족한 점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특히 부족한 도메인 지식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는 과제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할 것 같다.

또 나의 경상도 억양 때문에 간혹 받는 오해들(싸우는 말투 같다는 등)을 어떻게 이해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내 고향이 대구라는 점은 큰 패널티다.

아무튼,
이직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버린 것이 있다.

리더쉽에 대한 욕구를 버리기로 했다.
전 직장에서는 내가 이끌던 팀의 운명은 내 손에 달려 있었고, 그 때문에 팀원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면서 동시에 어린 친구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거의 주입식 교육을 실시했었다.
덕분에 그 친구들은 나름대로 실력의 향상을 맛볼 수 있었고 들어간 노력 대비 30% 정도 따라온다는 느낌을 받아 목표 수준을 충족했었다고 자평했다.
또 최소한의 자원으로 회사의 설계데이타 관리 시스템을 개선시키고 구축했다.

그러나 새로운 직장에서는 내가 리더쉽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보통 엔지니어가 도메인 지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공학 실력의 한계에 도달할 때 정치적으로(말빨로)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이다.
그런데 나는 정치에 약한 타입이니...  상극이다.
그런 방식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정치를 하지 말자고 매일매일 다짐한다.

일단은 당면한 일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목표한 시스템 컨스트럭션 작업은 속도 조절을 해서 늦춰 보기로 한다.

또 부하직원과의 협업량은 일단은 조금 줄이는게 현명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프로세스라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강요할 수 없으니....







2015년 7월 7일 화요일

Naver Library



지난주에 집사람이랑 함께 성남 정자동 네이버 본사 건물에 구경갔다.

네이버 도서관이 있는데 무료개방하고 있다고 하길래 놀러갈 겸 해서였다.



로비에 커다란 네이버 캐릭터 인형이 덜렁 매달려 있던데 꽤 귀여웠다.



잡지 등이 놓여있는 완전 개방 공간...


신분증 내고 들어가는 아카이브 쪽에는 꽤 흥미로운 책들이 많았다.
특히 미술, 디자인 쪽 책들이 좋은게 많았는데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쉬웠다.


어떤 직원이 샀는지 모르겠는데 암튼 네이버 안에도 이런 거에 관심있는 직원이 있었구나 싶네...



내부의 위 층에는 백과사전류가 있었는데, 위에서 아래쪽 서가를 내려다보니 인테리어를 너무 잘 해 놨다.  한 2시간 있어보니 에어컨을 너무 빵빵하게 틀어놔서 좀 추울 정도였다.


건물 구조가 상당히 마음에 들던데,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는 아직 충분히 건축 쪽에서 연구가 되어있지 못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다.

여기 보니깐 초등생 정도의 자녀를 데리고 온 아빠들이 있던데 참 보기가 좋았다.
네이버라는 회사가 한국에서 그나마 골목대장 노릇을 하다 보니
욕도 많이 먹고 또 심지어 나도 네이버 소프트웨어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런 도서관 개방 같은 것은 상당히 개념있는 기여활동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제 소프트웨어만 개념있게 잘 만들면 될텐데...


2015년 6월 24일 수요일

개인 위키를 어디다 만들까?


개인 위키를 어디다 만들까?


블로그에다가 각종 테스트한 것들을 계속 올려보니 문서들의 조직화가 안되기 때문에 한계성을 느끼게 되었다.  또 html을 직접 건드리면서 편집하는것도 이제는 염증이 생긴다.
그래서 위키 쪽으로 생각을 해 보았는데, 집에다가 서버 돌릴 생각하니 너무 끔찍해서 그냥 공짜로 위키를 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했다.

* 첫번째 시도

일단 맨 처음에는 호스팅 업체 쪽에서 제공하는 무료 플랫폼을 알아봤는데, 고르고 골라 본 게 호스팅어(Hostinger) 였다.
무료계정 신청하고 들어가 보니, 온갖 패키지들을 원클릭으로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엄청나게 잘 되어 있었다.  미디어위키 역시 그냥 누르고 설정만 몇 개 해 주니까 그냥 쨔잔 하고 되는게 아닌가!!!
다만 서버가 영국에 있다고 나오는지라 반응 속도는 조금 느린 편이지만 못 쓸 수준은 아니고 상당히 좋았다.  제공 용량도 충분하고...
하지만 문제점은, 처음 셋팅하고 이것저것 건드려보다 보니 갑자기 접속이 끊어져 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CPU 점유율이 올라가면 서버쪽에서 트리거링 되어서 자동으로 접속 끊어버린다고 하던데 이것도 그런 경우인가 싶기도 한데,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신뢰성 측면에서 도저히 안심이 되질 않는다.  데이타가 통째로 날아가 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아무래도 무시 못할 듯 하다.
또 호스팅 형식으로 한다면 패키지 버전 관리다 뭐다 해서 골치아픈 일이 많을 것 같다.
결국 보류해 두기로 했다.

* 두번째 시도

꼭 개인 계정으로 꽁꽁 숨겨둘 필요는 없으므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 보기로 했다.
바로 위키독스(WikiDocs)로 온라인 책을 써 보는 거다.
위키독스 만든 분도 꽤 괜챦은 개념인 같아 보여서 믿음도 가고, 또 내용이 풍부해지면 공개해서 기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 보인다.
게다가 마크다운 태그 기반으로 먹일 수 있어서 더 좋다.  세심하게 개발되어 있어서, 그림을 업로드해서 붙여주는게 거의 원클릭으로 된다.
단점은 위키독스 같은 서비스는 거의 전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위주의 것들이다보니 기계공학 쪽 주제로 하면 왠지 혼자만 튈 것 같아 좀 쪽팔린다.
또 너무 퍼블릭한 서비스라서 완성도가 낮은 결과물일 경우에도 쪽팔림이 있을까 두렵네...  책을 쓴다는 느낌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또하나 치명적인 단점은, 데이타를 내 쪽으로 통째로 백업받는 기능이 안 보인다.  그냥 전부 온라인에서 작업하는 것만 가능한 것 같다.  이렇게 하는게 간단하긴 한데 그래도 뭔가 안되는게 있으니 찜찜한 느낌이다.

* 세번째 시도

깃허브(GitHub)에서도 위키가 있으니 그걸 써 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런식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이걸 쓰면 부수적인 효과로 Git 공부도 되고 좋겠다 싶다.
그림 올리는 건 Issues 기능에다가 그림 올린 다음에 그걸 퍼다 쓰면 되는 꼼수가 있는 것도 알았다.  또 자체 홈페이지 운영도 가능하므로 웹을 잘 다룰 수 있게 된다면 그것도 좋을 듯 하다.  일단 최고로 간단하게 설정해서 만들어 봤는데, 나름대로 봐줄만 하긴 하다.  문제는, 나는 웹개발에 별 관심이 없다는 거다.  앵귤라, 부트스트랩, 지킬 등 온갖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웍들을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거나 다뤄야 하는데 영 자신도 없고 의지도 없다.  이거 공부해서 팔 거면 진작에 웹 개발자 했겠지... ㅋㅋ
그냥 있는거 갖다 써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욕심만 안 내면 되긴 되겠다.
확실한 건 깃허브가 요즘 대세이고, 그게 아주 오래 갈 것 같다.
대세에 편승한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상 세가지 경우에 대해서 시험삼아 기본적인 셋팅은 전부 다 해 봤다.
전부 다 운영하는건 미친 짓이므로 하나를 골라야 될 텐데, 어느쪽이 좋을지 아직 확실히 잘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깃허브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듯 하다.

마크업 태그는 사용해 본지 얼마되진 않았는데, 사내 자료 축적용으로 운영하는 미디어위키에다가 자료들을 작성해 보니 꽤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위키독스 및 깃허브 쪽은 미디어위키의 것보다 좀 더 발전된 마크다운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써보니까 좀 더 간결해서 더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점수를 내 보니까, 첫번째 호스팅 서비스 쓰는것은, 확장성이나 자유도 면에서는 우월하지만, 유지관리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너무 많을 것이므로 아무래도 피하는게 맞는 것 같다.
위키독스는 내용작성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데는 좋겠지만 부수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깃허브는 이왕 하는 김에 Git도 좀 다뤄보고 하면 일석이조가 될 것 같다.  신뢰성도 가장 월등하고 용량제한도 없고...  또 clone 해서 오프라인으로 작업해도 무방하고...
어차피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기록을 남기는 것도 아니므로, 깃허브로 가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15년 5월 17일 일요일

Julia Lang의 놀라운 점들




Julia를 조금 들여다 보면서 몇가지 특징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속도가 빠르다던지, 문법이 쉽다던지 따위의 차원이 아니고,
세심하게 사용자(User)를 배려한 깨알같은 특성들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수치해석 분야를 제대로 해 본,
뭔가 '아는 사람'이 아니면 생각도 못할 특징들 같다.
도저히 오픈소스 프로젝트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용자를 배려한 세심함이
이 언어의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려주는 것 같다.


그 첫번째 특징은...

유니코드로 코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사실 Python 같은 것은 90년대에 처음 개발된 것이라
유니코드 쪽은 나중에 부랴부랴 갖다붙인 거라서
셋팅해주는 것도 참 어렵다.
헌데 Julia는 그냥 막 써도 된다.
변수 이름을 한글로 써도 되고, 그리스어로 써도 된다.
심지어 LaTex 문법으로 변수 이름을 써도 된다.


두번째 특징은...

정말 깨알같은데, 곱셈 연산자를 생략해도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a^2+2*a-1" 이라는 계산식을 쓴다고 치면
Julia에서는 "3a^2+2a-1" 이라고 써도 아무일 없이 그냥 계산된다.
에러메시지 따위는 없다.
물론 이런 식으로 쓰는 습관을 들여 버리면
프로그래머로서는 안좋은 습관이 되겠지만,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공학자가 아닌
그냥 일반적인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라면
이렇게 되도록 해 주는게 맞을 것이다.
사실 이거 보고 거의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깨알같다니...


세번째 특징은...

외부 패키지를 불러쓸 때,
import 라던가 include 같은 단어 대신에 using 이라는 단어를 쓴다.
그냥 단어가 다를 뿐인데 뭔 의미가 있겠냐 싶지만...
using 이라는 단어를 쓰니까 일단 뭔가 진입장벽이 엄청 낮게 느껴진다.
컴퓨터에게 명령하는 느낌이 아니고 살살 부탁하는 느낌.
굉장히 심리적인 것 같은데,
아무튼 단어 자체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네번째 특징은...

어떤 글자를 프린트할 때 println() 함수를 쓰는데,
이 함수가 재밌다.
C의 printf()함수와는 차이가 있다.
일단 "\n" 따위는 쓰지 않는다.
이걸 아예 안 쓰니 훨씬 가독성이 좋다.
쓰레기 치워버린 느낌.
게다가 문자열 중간에 변수값을 삽입해 줄 때도 더 간단하다.
C에서는
printf("변수값은 %f2.5 이다.\n", a);
이런 식으로 써 줘야 할텐데...
Julia에서는
println("변수값은 ", a, "이다.")
라는 식으로 그냥 줄줄 써 주니깐 잘 된다.
이런게 소프트웨어 공학적으로는 별 의미 없을지 몰라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것 같다.


다섯번째 특징은....

한 줄 끝나고 나서 세미콜론(;) 기호를 안 써줘도 된다.
뭐 써 줘도 아무 상관 없지만, 안 써줘도 아무 소리 안한다.
특히 한국사람한테는 세미콜론 같은 기호는
문화적으로 별로 익숙하지가 않아서 더 와닿는 것 같다.
어떤 커뮤니티에서 봤는데 어떤 미국 사람이 
"빌어먹을 f**king 세미콜론 안 써도 되니까 정말 살 것 같다"
라고까지 표현한 코멘트도 봤다.


여섯번째 특징은....

for 같은 루프를 마음껏 돌려도 아무도 뭐라 안한다.
특히 Matlab 같은데서는 루프 쓰면 큰일 날 것 처럼 가르치다 보니...
(Matlab에서는 루프 쓰면 속도가 엄청 떨어지니깐)
하지만 Julia는 속도가 원체 빵빵하다 보니 
루프를 마음껏 쓰라고 오히려 권장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아 물론 Matlab 처럼 벡터로 써도 되고...


일곱번째 특징은....

역시 깨알같은 건데,
주석문을 아무데나 갖다붙여도 에러메시지 따위는 내뿜지 않는다.
예를 들어 C에서,

printf(a, %길이
b, %면적
c %체적);

이딴 식으로 쓰면 그냥 에러난다.
하지만 Julia에서는

println(a, # 길이
b, # 면적
c # 체적
)

이딴식으로 써 놔도 아무 상관없다.
뭐랄까 모호성(Ambiguity)가 있어도 적당히 알아먹는다는 느낌이다.


코딩 문법 같은걸로 걸기적거리지 않고,
컴퓨터공학적인 문제에 발목잡히지 않고,
그냥 해결해야 할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장애 없이 줄줄 써나가면
답이 나오도록 하는 목적에 충실하다.





2015년 5월 9일 토요일

크로믹시움(Chromixium)


사무실과 집에 돌아댕기는 구형 노트북들이 몇 개 있는데
전부 다 리눅스 기반 브라우징 용으로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몇가지 검토를 해 봤는데,
제일 좋았던 크런치뱅 리눅스는 이제 더이상 개발 안한다는 걸 알았다.
운영자가 이걸 계속 만들어대는데 의미를 느끼기 힘들다고 한다.
나한테는 의미가 있었구만 쩝.

암튼 그래서 크런치뱅 대안을 찾다가 Slitaz를 시도해 봤는데
엄청 빠르고 좋긴 한데, 데비안이나 우분투 기반이 아니고 독자적인 패키지 기반이라
필요한 환경을 구성하기에 제한점이 많아서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 다른걸 다시 찾았는데, 크로믹시움(Chromixium) 이라는 녀석을 찾아냈다.
http://chromixium.org/



크롬OS 짝퉁(?)으로 생각되는데, 일단 UI 디자인이 그냥 크롬OS랑 똑같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크로미움OS 프로젝트에서 포크해서 만든 게 아니고,
우분투 기반으로 패키지 구성해서 만든 녀석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간단히 말해서 우분투 위에 UI 부분을 크롬OS 삘 나게 데코레이션 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안에서 크롬북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인지라, 크롬북 사용하는 기분도 내고 좋겠네 싶다.

일단 받아다가 닥치고 깔아보았는데, 램 1기가짜리 구형 넷북에서 돌리는데 한 박자 반응이 느린 것 빼고는 일단 잘 돌아는 간다.
코어2 CPU를 사용한 구형 노트북 정도에서는 아주 팔팔 날아다닐 수 있겠다 싶다.
사무실의 구형 노트북에 이걸 깔아다가 프리젠테이션 용으로 쓰면 되겠다.
(크런치뱅 수준으로 아주 가볍지는 않은 것 같다.)

크로믹시움의 단점은, 한글 환경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처음에 깔 때 그냥 미국 로케일로 깐 다음에, 나중에 한글 환경으로 몇가지 손을 봐 줄 필요가 있다.

일단 한글 폰트를 먼저 깔아준다.
시냅틱 패키지 관리자가 기본적으로 들어 있으므로 그걸로 폰트 찾아다가 깔아주거나, 이렇게 한번에 깔아주면 된다.

sudo apt-get install language-pack-ko


그리고 한글 로케일로 변경...


su
dpkg-reconfigure locales
locale-gen ko_KR.UTF-8
nano /etc/default/locale



여기서 locale 파일 내용 중에서 미국 것으로 되어 있는 놈들을 전부 "ko_KR.UTF-8" 요런 식으로 바꿔주고 저장해 준다.


LANG="ko_KR.UTF-8"
LANGUAGE="ko_KR:ko"
LC_NUMERIC="ko_KR.UTF-8"
LC_TIME="ko_KR.UTF-8"
LC_MONETARY="ko_KR.UTF-8"
LC_PAPER="ko_KR.UTF-8"
LC_IDENTIFICATION="ko_KR.UTF-8"
LC_NAME="ko_KR.UTF-8"
LC_ADDRESS="ko_KR.UTF-8"
LC_TELEPHONE="ko_KR.UTF-8"
LC_MEASUREMENT="ko_KR.UTF-8"



그리고 재부팅하면 한글판 리눅스가 된다.

마지막으로, 한글 입력이 가능해지도록 하기 위해서


su
apt-get update
apt-get install uim uim-byeoru
im-config



해 주고 uim 선택해 준다.  그리고 재부팅하니깐 벼루 입력기가 트레이에 들어가 있음이 확인된다.

기타 잡스러운 어플리케이션 깔아주고 어쩌구 하는건 귀챦아서 관둘려다가 결국 크로미움이 너무 무거운지라, 파이어폭스와 미도리 브라우저를 추가로 깔아주고 필요할 때 골라 쓰기로 했다.
앞으로는 점차적으로 웹앱으로 처리하는 작업을 늘려가기로 한다...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직장인 vs 엔지니어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짓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엔지니어는 보통 직장이라는 조직의 일원이기도 하다.
헌데, 엔지니어로서의 입장과 직장인으로서의 포지션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즉 엔지니어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철저한 경험주의와 합리성, 논리성에 입각하여 판단을 하는 것이다.  과학적 방법론에 충실할 수록 좋은 엔지니어라는 것이다.

한편, 직장인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특히 상사와의 관계가 중요할 텐데...
상사가 올바른 엔지니어일 경우에는 문제가 별로 없다.
문제는 그 상사가 또라이일 경우이다.

논리보다 억지를 내세워 강압을 한다.
실험적 근거보다 근거없는 기분에 따라 결정을 하고 강요한다.
합리적 토론보다 일방적 지시에 의존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 경우에는 보통 회사(조직)이 망하거나 또는 망하지는 않더라도 맛이 가는 것 같다.


요즘 나의 상황을 보면...
새로운 상사가 한 분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났는데
초장부터 무지하게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어느정도는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헌데 이 분이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업계의 다른 분들의 이야기들을 좀 들어보니..
대체적인 평이 이렇다.

"이 사람은 혼자다.  그에게는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이 정도를 넘어서 너무 심하고, 인격적 모멸도 서슴지 않고 한다."
"독불장군이다."
"이 사람이 있었던 회사는 다 망했다."
"회사돈 펑펑 쓰면서 해외 출장 명목으로 돌아다녔는데 거의 아무 실적도 없었다."

물론 업계 아저씨(꼰대?)들은 서로를 서로서로 헐뜯는 경향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 386 세대의 특징인 듯 하다 -  어느정도 걸러서 들어야 겠지만,
내가 이 분을 신뢰하고 의지해야 할 지 심히 고민이 되었다.
오랜 시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상태를 근거로 냉정하게 판단해 보면
사실 전망이 상당히 나쁘다.

왜 이런 분을 영입해 왔는지 대략적인 스토리는 회사 외부의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파악은 되긴 하는데, 나로서는 처음으로 겪어보는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인지라
적응에 어려움이 많다.

사실 이런 좋지 못한 타입의 상사를 가지고 혼자 고민해 봐야
좋은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니고 해서 일단 두고 보기로 한다.

중요한 것은 나의 행동과 사고일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은 나의 대원칙으로 확고하다.
내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은,
합리성이 도외시된 똥고집을 부리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설득이나 논리나 근거 따위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분'이었던 것이다.

결국 자기의 기분을 좋게 해 주는 사람을 높게 평가하고,
자신에게 불쾌감을 주는 합리성은 거추장스러울 뿐더러
자기가 파워를 발휘하고 남을 지배하는데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문제해결 보다는 조직내 정치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이다.

즉 엔지니어 보다는 직장인, 월급쟁이로서의 정체성이 너무나 강하다.
사실 관계지향적 사회인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기도 하다.

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 아닌가 한다.

나는 투철한 엔지니어의 정체성을 지금처럼 계속 유지해도 되는가?
아니면 사내정치에 영합해서 잘못된 것을 알아도 모른척 하고
문제가 있으면 남에게 덮어씌우며, 남의 공을 가로채는 일을 해야 하는가.

직업적 도덕심이 도전받는 순간이다.
뜻을 세웠던 엔지니어 선언문의 글귀는 그냥 버려야 하는가.
깊은 고민이 필요하고, 또 결론을 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듯 싶다.




회사내에 조직 구성원들을 보면....
기계공학 특히 역학에 대해서 최소한의 이해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팀 부하직원이 유일하달까...
물론 그 친구도 아직 공부가 좀 짧아서 약간 난이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면 곧 딴청을 피긴 한다.

주로 협업하는 전자공학/컴퓨터공학 출신들도 일반적인 논리성이나 토론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그들이 역학에 대해서 입을 떼는 순간 나는 뒷목을 잡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자기만의 물리학을 창조해내는데, 설명을 해 줘도 거의 못 알아듣는다.

며칠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자율이동로봇에 내장된 배터리가 00Ah 용량인데,
이걸로 50W 짜리 모터와, 100W 짜리 모터를 각각 부착해서 바퀴를 구동시키면
두 경우에 구동 가능 시간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하는 질문이 나왔다.

물론 당연히 나는
"동일한 무게, 동일한 속도, 동일한 조건에서 모터의 용량이 바뀐다고 할 경우, 소모되는 기계적 에너지는 동일하므로, 큰 편차없이 당연히 동일한 구동시간이 나온다."
라고 설명을 해 줬는데...

불행히도 그 자리에 동석한 사람들은 전부 전자공학과 출신들이었다.

그 사람들은 전부 내 말을 가볍게 씹고,
"50W 짜리 모터 보다, 100W 짜리 모터가 전기를 2배 더 소모하겠지"
"모터 데이타 시트 찾아서, 특성곡선 확인해서 계산해 봐야 한다"
라고 하더니, 그중에 전자공학 출신 팀장에게 계산해 보라고 지시를 했다.

당연히 데이타시트는 지시에 따라 우리팀에서 따로 제공해 주긴 했다.
물론 당연히 그 사람은 계산을 제대로 못했고 결과도 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르니까.
데이타시트 특성곡선만 달랑 가지고 전력 사용량을 어떻게 계산한다는 건가.  ㅎㅎ
모터가 백열전구와 같다고 착각하는 전자공학과 출신 석사학위자들을 보면서
속으로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나는 팀원에게 지시해서 신속 간단하게 계산결과를 배포토록 했다.
이후에 이 건에 대해서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하더라.
없었던 일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제품의 스펙에는 우리(기계돌이)가 계산한 결과는 반영되지 않고 무시되었다.

기술회사라는 곳에서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하는 짓이 이런 짓이다.
이러니 연구개발이 제대로 안된다.
아무튼 이런 비슷한 경우가 원체 많은지라, 이제는 거의 포기하고 그냥 가만히 있는다.

외눈박이가 가득 모인 곳에서는 두눈박이는 장애인이 되는 경우 같다.



얼마전에 집사람이랑 함께 앨런 튜링에 관한 영화인 '이미테이션 게임'을 봤다.
영화 내용은 픽션이 좀 많이 섞여서 실제와는 다른 각색이 좀 심하다 싶긴 했는데,
튜링의 더러운 성격 자체는 잘 표현한 것 같았다.
물론 튜링은 엔지니어라기 보다는 수학자이긴 했지만
아무튼 뛰어난 대신 사회성이 떨어지는 응용과학자로서의 면모 자체는 잘 보였다.

튜링이 한국에 살았으면?
노숙자가 되었겠지.

나의 직장 상사가 튜링의 상사였다면,
튜링 역시 무수한 인격적 모욕을 매일 뒤집어썼을 것이다.

튜링이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악질 상사가 잘못된 것인가?

무의미한 질문인가?

옳고 그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누가 더 힘이 강한가 하는게 중요할 뿐이라고?


옳음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곳에 내가 있다.

나의 불행이다.

이 난관을 돌파할 솔루션을 찾고 싶을 뿐이다.





2014년 11월 18일 화요일

한국 ICT 정책이 엉망진창인 이유를 알았다.

한국 ICT 정책이 엉망진창인 이유를 알았다.



정부관료, 국회의원, 업계 카르텔, 노사관계, 독점구조 뭐 이런 요인들은 일단 다 차치하고
그냥 정책이 엉망인 이유를 알게된 것 같아서 메모해 본다.

회사일로 대략적인 시장조사를 하다가,
한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분야별로 몇명씩 있는지 파악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여기저기 통계청이다 무슨 협회다 뭐다 해서 며칠동안 자료를 찾아 보았는데
세상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사람"에 대한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모든 자료들은 오로지 "돈"을 기준으로 자료들이 조사되고 작성되고 있었다.

시장규모가 얼마짜리라던가
수출액이 어쩌구 저쩌구
회사 천억 클럽 개수가 몇개고 ...
이런 식으로..

그나마 "사람"에 관한 자료도,
개발자 노임이 초급 얼마 중급 얼마 고급 얼마 하는 임금 책정표 뿐.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전체 숫자,
그중에 "C 개발자의 숫자"  하다못해 "시스템 프로그래머의 숫자" 라던가
"웹 프로그래머의 숫자", "웹 프로그래머들이 주로 사용하는 개발도구의 비율" 같은 자료들은 전혀 없었다.

"개발자"의 실력 수준에 따른 개발능력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분포되고 있다던가
"개발자"의 인력 유입이 분야별로 어떻게 되고 있다던가
등의 실제로 필요한 정보는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이런 자료들은 통계청 같은 국가기관에서 조사하기에 용이하지 않으므로
무슨 ICT 관련 개발원이라던가 무슨 협회라던가 이런 곳에서라도
자체적인 조사를 한 게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거의 전혀 없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에서도 찾아보니깐 내가 찾아본 한도 내에서는 없었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아무도 개발자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소프트웨어라는 게 사람의 머리가 제일 중요한 산업인데 말이다.

제일 중요한 사람을 제껴놓고
돈으로 환산해서 뭘 정책을 세운다고 안 돌아가는 머리로 쥐어짜고 있으니
결국 나오는 정책이라고는

"소프트웨어 인력 속성 양산 정책"

같은 것 밖에 없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전부 강제로 정부 사이트에 등록해서 이력관리 어쩌구 한답시고 헛짓하는 것도 있었는데, 제대로 하지도 않고 작년인가 제작년인가 암튼 그때 슬그머니 흐지부지 된 적이 있었다.
그때 강제로 등록한 개발자들 데이타라도 있을텐데
정부에서는 뭔 놈의 비밀이라고 아무 정보도 오픈하지 않았다.
초급 개발자 몇명, 중급 개발자 몇명 이런식으로의 자료라도 전혀 없었다.

"데이타"가 입력되지 않는데
제대로 된 "아웃풋"이 나올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별 계산 수행 시간 비교

언어별 계산 수행 시간 비교

V8 JIT를 사용한 JavaScript의 위엄이 역시 단연 돋보인다.
그리고 Julia는 예전부터 계속 봐 왔는데 이놈의 비밀은 대체 뭘까..

from   http://julialang.org/




https://drive.google.com/open?id=1whbZwP4ijG0mBxqIDO0gHdWYIOsZzB9GxVGnWpZvmLQ&authuser=0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DGIST 노환진 교수의 과학기술 정책 관련 의견

DGIST 노환진 교수의 과학기술 정책 관련 의견


대전의 과학기술 언론사인 HelloDD에서 난 기사다.
http://www.hellodd.com/news/article.html?no=50903

기사 말미에 발표자료가 아래아한글 포멧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래아한글 파일이라는게 좀 짜증스럽긴 하다.
http://www.hellodd.com/news/download.html?no=50903&atno=37937

pdf로 저장할 줄 아는 센스도 없는 기자 같으니라구.

과학 관료 출신 교수가 과실연이라는 단체에서 토론회를 하는데서 발표한 거라고 한다.
관료출신이면서 관료를 비판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과학기술은 자기를 객관화하여 비판하는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강하게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제일 큰 문제인
'공무원 갑질 문제'를 주요 비판점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반갑다.

그래도 제정신인 사람이 가끔은 있긴 하구나 싶다.

내용을 대충 요약해 보면...
현재 얼마나 개판인지 나열하고 설명하고 있다.



(1) 공무원 전문성 부족
연구개발이 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공무원이 잘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무식하다는 것.
무식한 공무원이 제 깜냥도 모르고 방자하게
과학기술자의 목줄(예산권)을 가지고 쥐고 흔드는 형국이므로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 공무원식 조직논리
공무원 세계는 판타지한 세계다.
심지어 물리법칙도 왜곡되는 특이점이다.
탐관,오리 말고 혹리(酷吏)라는게 있다.  사마천의 사기가 아마 출전일 거다.
혹리라는게 뭐냐면
규정을 칼 같이 지키는 식으로 백성들을 엿먹이고 혹사시키는 악마같은 관료를 말한다.
이런 혹리를 잘 표현한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라는 영화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공무원은 이렇게 생겼고 이런 일을 한다.
그런데 현실의 공무원과 전혀 다르지 않고 정말 똑같다.


(3) 공무원 순환보직
또라이 공무원을 1년 동안 노력해서 겨우 이해시켜 놓으면, 인사이동이 생겨서
또다른 또라이 공무원이 새로 온다.
그러면 그 또라이를 새로 가르쳐야 한다.
개중에는 가르침을 거부하는 상또라이도 많다.


(4) 공무원 부처이기주의 + 퇴직후 일자리
(5) 관피아, 낙하산, 전관예우

휴...  말을 말자.


(6) 예산권을 가지고 모든 것을 좌지우지
벌벌 떨면서 PT자료 프로젝터로 띄우면서 40만원주고 프리랜서에게 만들게 시킨 플래쉬 애니메이션 같은걸 보여주면서 심사 받는 장면 참 흔하다.
점심먹고 지겨운 눈빛으로 앉아서 흐리멍덩하게 공격할 거리를 찾는
멍청이 심사관들(공무원 신분은 아니지만 극히 공무원 스러운 인간들).
더 한심한 것은
예산 집행하고 제출하고 준비해서 입에 떠 넣어줘야 하는
각종 서류, 근거자료, 행정업무의 압박.


(7) 연구비를 마치 은전을 배풀어주는 듯한 관념
정치인, 공무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너희 연구자들은 전부 돈 빼돌려서 먹는 무능한 노예들이야"
그래서 모든 법률이나 감사가 이런 관점에서 진행된다.
연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한 다음
손발을 꽁꽁 묶는 것이다.


(8) '위원회'
공무원이 만든 얼굴마담이다.


(9) 연구기관장
낙하산.


(10) 연구기관 재량권
그런게 있었나????


(11) 연구기관장 평가
평가하는 꼬락서니 보면 좀 그렇다.
경영성과 평가 어쩌구 하면서 온갖 미사여구는 다 갖다 붙여서 서류는 잔뜩 만들어내는데
알맹이는 없다.


(12) 국책과제
국책과제 심사해서 선정되는 기준은 하나다.
"사업화 해서 매출이 얼마 일어날 것이냐"
이건 국책과제 기준이 되면 안될 것 같다.
"기술적으로 얼마나 성취를 이루었느냐"
라던가
"공공복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같은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13) 본질을 외면한 과제평가
역시 그냥 경제논리가 유일한 기준이다.
미친거다.



뭐 대충 이런 식으로 비판을 하고 있고
(물론 위의 요약문은 정확한 내용을 반영한 건 아니다)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잡고 있다.



  •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 부족
  • 정책 주도 역량 부족
  • 공무원 전문성 부족
  • 관료주의 + 공무원 도덕적 해이
  • 정책 품질의 후퇴



해결책은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사고방식을 바꿔라.
  • 공무원을 전문가로 교육시켜라.
  • 공무원을 정년까지 일하게 해라.
  • 이익의 충돌을 관리하라.
  • 연구사업은 연구기관에 다 넘겨라.
  • 연구기관에 자유로운 예산 주고 자율성을 키워라.
  • HRD 해라.
  • 과학기술과 인문사회를 같이 해라.
  • 정책을 새로 손봐라.
  • 법률을 새로 손봐라.





그런데 노환진 교수가 지적한 공무원 문제도 있지만
그가 언급하지 않은 과학기술자의 문제도 있다.

공무원 논리에 천착하고 영합한,
변질된 과학기술자의 존재가 그것이다.
연구개발의 실제적 활동을 등한시하고
로비, 룸싸롱, 리베이트, 유착, 술책에 능한 가짜 과학기술자가 그것이다.
겉으로 보면 엄청 순진해 보이는 센터장급 이상 박사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꽤 많다고 생각된다.
이력을 보면 꽤 화려한데 알고보면 제자나 부하직원의 공을 가로챈 경우도 많다.
(보통 그런 부류들이 승진도 잘 하고 잘 나간다.)
교수들 중에도 그런 인간들이 좀 있다.
중기청 과제 심사위원으로 등록된 지방대 교수라면 일단 의심해 볼 만 하다.

암튼 나도 여럿 봤다.
토나오는 걸 참느라 곤욕스러웠다.



뭐 암튼...

세상이란게 원하는만큼 충분히 깨끗해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는 위기감 정도 공감대는 형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2014년 11월 14일 금요일

Heart Plot V0.1

Heart Plot V0.1









// Heart Plot V0.1
// 20141115
// by DongKim


Heart Heart1;
int pX=0;
int pY=0;
int pScale=10;

void setup() {
    size(640,480);
    background(255,230,200);
    smooth();
    frameRate(2);
    noStroke();
    fill(255,0,0);
    
    Heart1 = new Heart(this);
} 

void draw()
{
    background(255,230,200);
    pX=random(0,width);
    pY=random(0,height);
    pScale=random(1,10);

    pushMatrix();
    translate(pX,pY);
    rotate(random(0,2*PI));
    Heart1.Plot(pScale,random(200,255),random(0,200),random(0,200));
    popMatrix();

}

class Heart
{
    float scale;
    int R,G,B;
    
    void Heart()
    {
        scale=30.0;
        R=255;  G=0;  B=0;
    }
    
    void Plot(float temp_scale, int temp_R, int temp_G, int temp_B)
    {
        int i=0;
        float t=0.0;
        float x,y;
        
        scale=temp_scale;
        R=temp_R;  G=temp_G;  B=temp_G;

        fill(R,G,B);

        while (i<2000)
        {
            i++;
            t=t+(2*PI)/float(i);
            x=16*pow(sin(t),3);  x=scale*x;
            y=13*cos(t) - 5*cos(2*t) - 2*cos(3*t) - cos(4*t);  y=scale*y;
            ellipse(x,-y,1,1);
        }
    }
}





아... 잠이 안온다. 불안장애 같은건가.


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Interstella ::: Kip Thorne's Wormhole Theory


Interstella ::: Kip Thorne's Wormhole Theory
인터스텔라 ::: 킵손의 웜홀 이론 리뷰



인터스텔라 영화에서 물리학 감수를 한 이론 천체물리학자 킵 손에 대해서 검색해 보았다.

그의 개인 홈페이지..
http://www.cco.caltech.edu/~kip

여기서 보니깐 영화 배경의 근원이 되는 논문을 찾을 수 있다.

Michael S. Morris and Kip S. Thorne, "Wormholes in Spacetime and Their Use for Interstellar Travel: A Tool for Teaching General Relativity," American Journal of Physics, 56, 395-416 (1988).

이 논문의 원문을 열람해 보기 위해 구글링.

http://www.physics.uofl.edu/wkomp/teaching/spring2006/589/final/wormholes.pdf

일단 논문 제목이 간지(!)난다.

"시공간에서의 웜홀과 성간여행을 위한 활용 : 일반상대성 이론의 지도를 위한 도구"


항성간 우주여행이 가능한 물리학적 방법을 찾아보고, 그 검토 과정을 통해서 일반상대성  이론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의도 같다.
논문 초록을 보면 내용이 대충 이런 것 같다.



시공간 웜홀에 의한 고속 성간여행은 기초 일반상대성 이론의 지도를 위해서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칼 세이건의 소설 "콘텍트"의 경우에는 기존의 다른 SF 소설들과는 달리, 1986년 당시의 물리학적 지식에 근거하여 묘사하고 있다.
많은 경우에 블랙홀 또는 슈바르츠실트 웜홀이 고속 성간여행의 수단으로 제시된다.
아인슈타인 장 방정식이 제공해 주는 새로운 수준의 해법은, 인간이 웜홀을 통해 여행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해법의 요점은, 웜홀이 사건의 지평선이 없는 출입구를 가지고, 이것이 아이슈타인 장 방정식에 의해 웜홀의 시공간 휘어짐을 만들도록 철저하게 구속될 경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웜홀의 출입구는 방사장력 $\tau_0$가 거대한 값을 가져야만 한다.
필요한 수치는 대략
$$\tau_0 \sim (중성자별의 질량중심에서의 압력) \times (20 km)^2 / (출입구의 둘레)^2$$
이정도 된다.
또한, 이 장력은 질량-에너지의 밀도 $\rho_0^{c^2}$ 수준에 도달해야만 한다.
$\tau_0 > \rho_0^{c^2}$ 특성을 충족하는 물질은 현재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게다가 설령 그런 물질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가장 중시하는 "에너지 조건"에 정면으로 모순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그런 물질의존재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양자장 이론은 그러한 물질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깐, 기존에는 블랙홀이나 슈바르츠실트 웜홀에 의한 성간여행 아이디어만 있었지만 이것들은 사실 인간이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는데...
이번에 새로 제안되는 아인슈타인 장 방정식에 기반한 타입의 웜홀의 경우에는 인간이 통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가지는 웜홀이 가져야 할 조건을 충족하는 물질은 현재로서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그런 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물리학적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주 긍정적인 논문 같다.

블랙홀을 통과하는 성간여행은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이유는 뭐 다들 아시는 바와 같다.)

블랙홀 말고 제안되는 다른 것인 "슈바르츠실트 웜홀"의 경우, 그것의 정확한 조건은 잘 모르겠지만, 이름에서 추측하자면 대충 사건의 지평선을 가지는 종류의 웜홀을 말하는 것 같다.
논문에서는 슈바르츠실트 웜홀로는 인간의 성간여행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런데, "사건의 지평선이 없는 웜홀"이라는 종류의 것이 존재 가능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힌다.
그리고 이런 타입의 웜홀은 인간이 통과 가능한 것이라는 거다.

영화에서 묘사된 웜홀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우주선이 웜홀에 진입해서 통과하는데 별다른 무리가 가지 않는다.
우주선이 엄청난 가속도 차이에 의해서 찢겨져 나가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저쪽 공간과 이쪽 공간 간에 물질과 통신의 교환이 가능한 것을 볼 수 있다.
아주 편리한 웜홀 같다.
이런 종류의 웜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tau_0$라는 물성치가 아주 거대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물질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양자장 이론에서는 이런 물질이 존재 할 수도 있다는 힌트를 주고 있으니깐 너무 비관하지 말라는 거다.

그리고 논문에서는 수식을 전개해서, 이 웜홀의 구조를 밝히는 수식을 표현해 놓고, 또 이 웜홀의 경계조건이라던가 슈바르츠실트 웜홀과의 특성의 차이점, 통과할 때 중력의 상태를 계산할 수 있는 공식 같은 디테일한 것들을 풀어 놓았다.
그리고 웜홀 구성물질은 뉴트리노 내지는 중력파 같은 것일 것이라고 추측하고있다.
이것들은 인체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는 매우 작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울러 이 웜홀의 안정성에 대해서 코멘트하고 있다.
이 웜홀은 자연상태에서는 매우 불안정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갖추게 된다면, 안정성을 확보하는게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기술 수준은 '안티 호라이즌(반 경계?)' 또는 '코시 호라이즌'을 만드는 것 보다 쉬울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웜홀은 화이트홀이 아니다.
화이트홀은 반중력을 가지는데(물질을 엄청난 가속도로 막 뱉아내겠지),
이것은 반중력을 가지지 않는다.

이 웜홀을 만들기 위한 기술 수준은...
미시적인 양자 기계공학, 시공간 형상의 확대 및 이동 등이 가능한 수준이면 되지 않을까 라고 보고 있다.  상상의 영역이다.

이 논문에서 제안된 웜홀 솔루션은 구체적인 특성 및 구조 등이 전부 수학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나온 공식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한 것이 바로 우리가 영화에서 본 그 웜홀이라는 것 같다.

다만 이 논문에서는 블랙홀을 통과하는 우주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하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이랑 로봇이 블랙홀 속으로 뛰어들어서 웜홀로 멀쩡히 살아서 뱉아져 나온다.
이 부분은 물리학적 고증이 잘못되었음을 알면서도 영화적 상상력으로 떼운 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영화에 나온 그 거대한 블랙홀 정도 되면, 블랙홀의 영향권 안에만 들어가도 엄청난 방사능과 복사파들로 인해서 전자기기는 물론 인간의 생존 조차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문제는 싹 다 무시하고 있다.

'사랑의 힘'으로 방사능을 극복한 것 같다.


2014년 11월 9일 일요일

TARS on Interstellar ::: 眞興王 巡狩碑, Monolith on 2001 Odyssey

TARS on Interstellar ::: 眞興王 巡狩碑, Monolith on 2001 Odyssey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영화에 나오는 Monolith의 디자인은 처음부터 내게 좀 친숙했다.
진흥왕 순수비 때문이다.
가로세로 비율이나 디자인 사상이 비슷한 것 같다.

어제 인터스텔라 영화를 봤는데
그 영화에 나오는 TARS라는 로봇이 Monolith를 오마쥬한 것이라서 이채로왔다.







일단 우주선 안에 있을때는 이렇게 얌전하게 접어서 고정되기도 하고.


지혼자 직립 보행도 하고.

빠른 이동이 필요할 때는 보행모드에서 주행모드로 바뀌어서 바퀴처럼 필필필 굴러가고.

심지어 인명 구조까지 한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영화 장면 캡춰 그림은 못 찾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이놈이 비상 상황에서 우주선 도킹할 때 조종간을 잡고 섬세하게 미세 조종까지 한다.

디자인적으로는 상당히 심플하다.
키보드도 없는데 전면 디스플레이는 CUI 모노크롬이다.
클래시컬하다.
각진 디자인은 인체에 위해를 가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채택될 수 없는 디자인이지만, 영화감독의 의도상 일부러 저렇게 만든 것이니 넘어가고...
(디자인은 기술이 아니고 취향 문제에 가까우니까)

수십년동안 혼자 오류없이 작동된다던가, 블랙홀 통과하는데도 고장 안나는 엄청난 신뢰성은 현실을 초월한다.
현실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 누출되는 지역에 원격 로봇 보내면 방사능 때문에 얼마 안 되어서 고장나 버리는데. (현실에서의 블랙홀 주변에서는 엄청난 방사능과 x선 따위가 대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사람이 생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임.)
게다가 염분이 높아 보이는 물 속에서도 잘 움직이는 것도 특기할 만 하다.
내식,방수처리 다 되어 있다는 소리다.
암튼 영화대로라면 저 로봇은 엄청나게 굉장하고 대단한 내구성을 보여준다.

현실에서 튼튼한 산업용 로봇 같은 경우만 해도 3~6개월마다 정비 안해주면 로봇은 고장난다.  (주로 케이블이나 감속기 등에서 1차적으로 문제 발생)

그리고, 로봇의 기구적 구조가 매우 특이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구조다.
로봇전문개발자나 기구학 전공자가 고안한 디자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기구학적으로 별로 효과적인 관절배치가 아니므로)
아무튼 독창성이 좋다.

특이한 기구를 이용하여
이족직립보행 모드, 몸 전체를 휠 처럼 굴러가는 주행모드, 흔들리는 우주선 안에서 관절을 여기저기 지지해서 튼튼하게 받치도록 하는 아이디어 등등 꽤 참신했다.
추측컨데 로봇의 외관 몸체 재질은 스뎅이 아닐까 한다.
일단 도색 안하고 실버색상인데, 녹도 안 슬고 광택도 살아있으니깐....
스뎅 아니면 최소한 티타튬 종류일 것 같다.
티타늄일 경우에는 절삭가공 또는 판금가공이 어렵기 때문에 저런 각진 디자인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때문에 스뎅일 확률이 높다.

스뎅이라면 로봇의 몸무게는 매우 무거워지게 된다.
이는 곧 로봇 관절 토크가 매우 충분히 크다는 이야기다.
현용 전기모터로 저정도 토크를 내려면 수백와트~킬로와트급의 모터가 필요하다.
그런 모터가 최소 4개 이상 사용되고 있는 거다.
특히 우주선이 65rpm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면서 추락하는 상황에서,
저 로봇은 조종간을 극히 섬세하게 조종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 상황에서는 대충 추정컨데 로봇에 가해지는 원심력(가속도)는 약 4~7G 수준은 되지 않을까 하는데, 그걸 극복하고 섬세한 적응제어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로봇팔의 토크가 매우 매우 충분하다는 소리다.
그러면 전력 소모량을 감당하기 위해서 내부에서 스스로 킬로와트급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도 재충전 없이 수십년간 버티는 걸로 봐서는 초소형 핵분열 원자로 아니면 답이 없다.
즉 이 녀석은 방사능 물질은 내부에 탑재하고 그것을 고온으로 유지할 것이다.

요약하면

TARS의 기계적 제원은 간단히 추정만 해 봐도


(1) 자신의 날카로운 몸체 디자인이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 정도로 능동적인 안전제어(Safety Control)가 이루어지고 있다.  안 그러면 원래 발주자였던 미해병대 또는 NASA의 안전규격 인증에서 불합격되어 실용화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로봇 안전 규격인 ISO13482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저 디자인은 실용화 불가능하다.)

(2) 비중 8 가량의 스테인레스 계열 몸체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자체 몸무게만 100kg은 가볍게 상회할 것이다.  중량이 크다는 것은 역시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1)의 안전제어 기술이 극단적으로 우수하다는 의미다.

(3) 중력가속도 9 정도 수준의 상황에서도 섬세한 매니퓰레이션이 가능한 수준이다.  또한 로봇이 인간을 들어서 구조하는 것으로 보아, 로봇 관절의 페이로드는 최소 500kg 이상은 될 것이다.  이정도 페이로드를 다룰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로봇 작동시 소음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현재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 적용되었지 않나 싶다.

(4) 모든 환경에서 수십년 이상 작동가능하므로, 엄청난 내구성을 가진다.
현실에서 비슷한 예를 찾자면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 정도?
하지만 오퍼튜니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조심스럽게 운용해 왔기 때문에 10년 이상 버티고 있는 것인데...

(5) 고출력 초소형 발전기가 내장되어 있으며, 이는 핵분열 원자로로 사료된다.  우라늄이 아니고 다른 연료를 사용하는 것일수도 있다.  어쨌든 방사능 유출 위험이 크다.



결론 :

TARS는 못 만든다.
이건 뭐 스타워즈에 나오는 드로이드 급이쟎아.
제기랄.
대체 누가 인터스텔라를 "Hard SF"라고 한거지?
TARS만 봐도 그냥 흔한 "Space Opera"쟎아.


Monolith vs HAL

이런 사람들이 나중에 TARS 코스튬 플레이는 어떤식으로 할지 궁금하넹...


2014년 10월 24일 금요일

공무원들의 독선과 무식함 사례의 하나 : 샵메일

샵메일이 큰 삽질이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일이며, 기획구조 및 사상 자체도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는 것은 기술적 소양이 약간만 있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예전에 샵메일이라는걸 처음 들었을때는 '어떤 병신이 또 헛짓 하는구나'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비웃고 말았지만 이게 요즘들어 심상챦게 진지하게 추진되는 걸 보니 공포심이 엄습해 온다.

게다가 최근 정부기관의 독선은 도를 넘어서기 시작하고 있는데
샵메일 관련해서도 그 징후가 뚜렷하게 보인다.

간단한 예를 찾아보면,
http://liverex.net/2705
여기 블로그 들어가 보니깐 IT전문가인양 하는 어용 블로거가 샵메일에 대해서 온갖 감언이설을 써 놓고 있다.  그런데 이런 류의 블로그가 꽤 많이 보인다.
이상해서 끝까지 읽어 보니깐
글 마지막에 정직하게도

"본 소개 포스팅은 NIPA로부터 소정의 저작권료를 지급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라고 적혀있다.
다시말해 정부로부터 돈 받고 써 준 글이라는 소리겠지....

네이버에서 '샵메일'이라고 쳐 보니깐
블로그 글들이 주루룩 보이는데
전부 다 샵메일에 관해서 좋게 써 놓은 블로그들 밖에 안 보인다.
여론조작 수법이 너무 뻔하게 보인다.


 아무튼 온갖 궤변을 늘어놓았는데
결론적으로 공인인증서 기반이니까
액티브X 돌아가는 윈도우PC 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쓰라는 소리다.
리눅스 데스크탑 같은것은 처음부터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

물론 샵메일을 로비로 성사시켰음에 틀림없는 담당 사업자 역시 리눅스 지원 따위 개념이 없는 회사다.

최신기술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기술수준에
아이큐 낮은 티 내는 허접한 시스템 구조...

엔지니어의 직업적 사회적 도덕심은 배워본 적도 없는 탐욕에 물든 쓰레기들이다.

이런 자들이 쌓이고 모여 우리나라의 상당부분을 구성하고
그들이 만든 카르텔이 국력을 좀먹어 가는 과정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2014년 9월 13일 토요일

간송문화 전시회 : 평생소원 하나를 풀었다..


간송문화 전시회 : 평생소원 하나를 풀었다..



http://kansong.org/exhibit/exhibit_ing.asp

이번 추석연휴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
회사에서휴일 근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
할 수 없이 이틀 정도 집사람이 올라오기로 했기에
짬을 내어 서울 동대문 DDP 건물 구경이나 하러 가기로 하였다.

자하 하디드 건물이 엉뚱하게 거기에 왜 들어섰는지에 대해서
원체 말이 많긴 하지만...
나도 솔직히 역사성을 가진 이 장소에 이런 타입의 건축물이 들어서는게
적절한지 의문은 가지고 있다.
다만 건축설계의 질은 매우 좋은 것 같았다.

시공 부분에서 바닥이 우글우글 하다던가 해서
조금 완벽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외장재 판금물 하나하나 전부 다른 것들로 디자인해서 쓴 것을 보니
확실히 돈지랄을 하면 어찌됐든 뭔가 되긴 하는구나 싶다.

DDP 건물에서는 코코샤넬 전시회도 하더라.
입장료가 무료라서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전시물들에 대한 컨텍스트를 거의 모르는 나로서는
전시의도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전시된 골동품들이 샤넬이 돈 주고 산 건지
어디서 난 건지 자체를 모르니...

암튼 자하 하디드, 샤넬 이딴 잡것들을 한 방에 훅 날려보내는
간송문화 전시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과장없이 평생 소원 하나를 풀어주었다.

입장료가 하나도 안 아까운 수준이 아니고
이 작품들을 보여준다는 사실 자체가 그냥 감사하고 황송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대표작인 신윤복 미인도.










































































































이런 허접한 캡쳐 사진 따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진정한 아우라를 볼 수 있었다.
실물의 크기, 실물의 질감, 실물의 터치, 실물의 냄새, 실물의 색깔, 실물의 입체성, ...

신윤복이 여기다 대고 직접 그렸다는 말이구나 상상하면서,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도저히 다음 작품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압도적인 작품이었고 정말 명불허전이었다.

90년대 배낭여행 가서 모나리자를 보고 엄청난 실망감을 느꼈을 때와는 대조적인 느낌이다.
모나리자는 사실 명성에 비해 너무 허접했었다.
모나리자의 아우라를 느끼기에는 작품과 관격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긴 했다는 점도 감안하자.


문제는 신윤복 미인도가 아니고 그 다음부터였다.

이건 뭐....
국보급 작품들이 계속 계속 계속 계속 있는거다.
무슨 작품 하나를 그냥 슬쩍 지나갈래야 갈 수가 없다.

정선 작품 몇개만 내 놨던데 그것만 봐도 정신이 아득해진다.
김홍도 작품은 딱 하나 있던데 황금색 고양이와 극단적인 세필만으로 김홍도의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는데 충분했다.
김명국 작품 보고 다리에 힘이 풀린다.
심사정 작품 보고 울 뻔 했다.
이정 작품은...  ㅎㅎㅎ
추사 작품 보고 한 숨을 내 쉬다가, 그걸(고사소요) 간송선생이 모사한 방작이 있는 걸 보고 헛웃음까지 나왔다.

보화각 이름이 괜히 보화각이 아니구나.
작품의 질이 다르다.



핵폭탄을 머리에 맞고 다시 흐리멍덩한 회사에 나간다.....

하지만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2014년 7월 23일 수요일

국회의원에 대한 인상평


국회의원에 대한 인상평



http://www.etnews.com/20140723000316?mc=ns_004_00002

이 기사를 보고 실소를 했는데,
세종시 공무원들과 여의도 국회의원들간의 영상회의 시스템이
설치된지 1년이 되었는데, 사용 실적이 0회라는 내용이다.

국회의원더러 영상회의 하자고
"몇월 며칠 몇시까지 영상회의 룸에 반드시 착석해서 대기해 주세요"
라고 말 할 용기가 있는 관료가 없을 거고
그런 말을 해도 국회의원 자체가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니.

물론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한답시고 그런식으로 땡깡피고 하는건 알겠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다.


예전에 국회의원회관에 갔다가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국회의원회관 건물의 정문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깐
국회경비들이 나와서 나를 무슨 범죄자 취급하면서
쫒아내던 경험이다.

건물 정문은 국회의원 이외에 '일반인'은 금지된 문이라고 하면서
나를 무슨 개념없는 잡상인 취급하면서 모욕을 주고 쫒아내던데
결국 건물에 들어가는 문이 정확히 어딘지 몰라서 약간 헤메다가
좌측 쪽문이라는 사실을 마침내 알아내고
들어가는데 성공(?) 했었다.

예전에 누가
'국회에 가 보면 '남자로 태어났으면 국회의원은 한 번 해 봐야 겠구나'라는 마음이 절로 든다'
라고 했다는데 이는 관존민비 문화에 대한 완곡한 비꼼이라고 이해된다.






2014년 5월 1일 목요일

오픈소스 이념의 극적인 승리 사례 : 백과사전 분야

오픈소스 이념의 극적인 승리 사례 : 백과사전 분야

1993년 말 경에,
하이텔 같은 곳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고
리눅스 0.8~0.9 정도 버전이 나와서 국내PC잡지를 통해 배포되었을 때
나도 그것을 다운로드 받아 SLS 및 슬렉웨어 배포판을 받아다
깔아보고 X윈도우를 띄우기 위해 벼라별 삽질을 다 했었던 추억이 있다.

배포판에는 리쳐드 스톨만의 프리소프트웨어 선언문이 함께 동봉되어 있었는데,
무슨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이런 것을 처음 접한 운동권 학생처럼
내 정신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었다.

세상이 이런 이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당시 내 머리로는 상상도 못한 활동이었으니깐.

이후 인생을 살면서,
프리 소프트웨어나 오픈소스 생태계가 변화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쭈욱 지켜보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당시를 비교해 보면 정말 격세지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픈소스 이념의 가장 극적인 승리사례는
물론 당연히 GCC컴파일러와 리눅스 커널 쪽이겠지만,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말고 '정보'라는 측면에서 가장 좋은 사례가 바로
위키 백과사전일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은 구글이 세계정복을 위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자신의 DB에 다 끌어다 모으고
온갖 분석도구와 서비스를 개발해내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MS가 세계정복을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먼저 했었다는거다.
지금 보면 MS의 세계정복 계획은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지 싶다.
구글 역시 1세대 경영진이 물러나면 비슷한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

MS의 세계정복 계획의 일환으로,
정보의 디지털화를 시도했는데 그 열매가 바로 엔카르타 백과사전 CD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96년 경에 일본인의 백과사전 편집인이 쓴 '컴퓨터와 출판(정확한 제목은 기억이 안난다)'라는 책을 본 기억이 나는데, 당시 백과사전 출판업계에서 MS의 엔카르타는 정말 심각하고 거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그 일본인 백과사전 편집인도 MS 엔카르타를 분석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열라 단점을 부각시키고 있었다.

기존의 권위있던 백과사전인 브리테니커 같은 것들이 5억불에 매각되고 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엔카르타 백과사전의 퀄리티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있던 것이다.

MS는 CD백과사전의 정보 분량을 신속하게 채우기 위하여
당시 마이너 백과사전 출판사들의 판권을 M&A형태로 무차별적으로 확보한 다음
정보들의 품질을 따지지 않고 그냥 막 기계적으로 집어넣은 것이다.

엔카르타 96년도판에 이르러서는 그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록된 내용의 오류가 지적되기 시작하고 그것이 심각하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에 관한 역사나 정보는 한심했다.
가야가 일본 속국이었다는 식의 임나일본부설이 정설로 버젓이 수록되어 있거나
한국어가 일본어의 방계언어에 불과하다는 따위의 헛소리들이 엔카르타의 내용이었던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 언론 정부까지 들고 일어나서 난리를 쳤던 모양이고,
결국 MS는 한국 외무부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MS는 이미 팔린 엔카르타 CD 미디어들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회수하거나 리콜을 안 했던 것이다.
미안하다고 립 서비스만 하고 말았다.

'재무적으로'는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겠지.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멍청한 결정이었다.

오프라인 CD롬 미디어의 단점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정보의 갱신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후 MS는 엔카르타 백과사전 사업을 십수년 정도 지속했는데
위키백과사전에게 결국 처참하게 밟혀 죽었다고 할 수 있다.

자본이 혁신을 못 이긴 경우다.


MS의 혁신 속도가 점차 둔화되면서 마침내 세계정복의 꿈은 물건너가고
이제 생존 자체를 걱정하는 단계까지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에서는 뭘 하고 있었느냐는 거다.
엔카르타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 업계에서 내놓은 유일한 대안은 이거였다.
한메컴퓨터사에서 엔카르타와 똑같은 모델을 가진 CD롬 백과사전 사업을 시작한 거였다.
그게 98년도였다.

패스트 팔로우에 너무도 익숙한 한국식 대응법이다.
당연히 망했지...



오픈소스 이념에 의한 개발방법론은 현재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약점이었던 자본의 부재는 이미 거대기업들이 오픈소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서비스형 사업모델로 전환하면서 해결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리쳐드 스톨만이 못생기고 늙고 뚱뚱하며 성격이 더럽고 까탈스럽고 추하다는 점 때문에
외모와 외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람들이 안 좋아하는데
실질적으로 리처드 스톨만의 이념이 진짜 절반 이상 승리한 건지도 모른다.
(프리소프트웨어에 기반해서 서비스 사업을 하라는 주장을 했는데
굵직굵직한 성공사례들이 이미 수없이 많이 나타났으므로 그 효용성이 증명된 것임)

미국발 혁신형 기업가들이 그런 변화를 주도했다.

한국은............
안구에 습기가 찬다.
기술자들이야 뭐 이런 변화를 다들 잘 알고 있지.

문제는 생각이라는 것을 할 지능이 부족한
파이넨싱 지상주의의 빈카운터(Bean Counters)들과
(보통 성윤리의식이 낮고 천민자본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자들이 많음)

탁상물림 고시생 출신 관료집단,
(암기과목에 능하고, 허영 말고 교양이 없음)

자신이 물리학 법칙까지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는 미친 정치인집단과 그 광신도들
(얘네들은 구제불능임..)

아닐까 한다.
이 사람들이 룰메이커(Rule Maker)라는 꼭지를 틀어쥐고 있으니
나라꼴이 이지경인 듯 하다.
(사실 그들이 만드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룰메이킹이라기 보다는
국가발전을 저해하기 위해 법률 같은 것으로 방해공작을 펴는 행위를 하는 것임.
진짜 룰은 그들이 만드는 법률 보다 근본에 있기 때문에
절대 그들의 의도대로 세상이 흘러가지 않는다는게 맹점이다.)


어째 조선시대 말기 세도정치 시기를 다시 재연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부정부패가 점점 더 만연하기 시작하는 징후가 느껴진다.



2014년 4월 29일 화요일

조직생활에 관한 소고


글쎄, 누구에게나 사회생활이 어렵지만 ...
불신이 만연하고 배려가 없는 조직이란 정말 끔찍한 것이다.
한국사회는 그런 지옥이기도 하다.

마음이 아직 단단해지지 않은 젊은 청년들은 그래서 많이 힘들어한다.
선배에 대한 존경심도 없어지겠지.
인내심이 부족해서 섣부른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는 손길을 뿌리친다.

하지만 알고 있을까.
자신이 바로 그런 지옥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책임감은 무겁다.
나는 이제 용기있게 맞서서 이겨보려한다.

승리하는 그 순간
나를 질투하는 무능한 환관형 인간들에게
청량하게 웃어주자.
자신의 어리석음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헛똑똑이의 허영심이 참으로 가벼움을 느낀다.

하하하하하!

승리의 예감이다.
마라톤의 마지막은 아직 저만치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 도중에 지쳐 떨어져 나가겠지만,
그래서 경쟁이 더 쉬워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