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3일 월요일

Google Ara project에 관한 생각


Google Ara project에 관한 생각







구글 아라 프로젝트를 계속 관찰해 왔는데
온라인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사업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제품이
삼성 갤럭시나 애플 아이폰 같은거랑 경쟁할 거라고 본다.
(물론 내 생각은 전혀 다르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의 컨셉트 자체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다.
누구나 흔히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전형적인 노말한 아이디어다.

그런데 이걸 실제로 구현하는 일에 착수한 한국인은 없다.
아마 아이디어 단계에서 사장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종류의 아이디어의 성공 여부는
제품 자체 보다는 '에코 시스템'을 얼마나 잘 키우느냐에 있다고 본다.

Ara는 원래 스마트폰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게 꼭 스마트폰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써드파티 제작자가 스마트폰 기능을 빼버린
핵심 제어 모듈을 제공한다면
이건 그냥 작은 태블릿PC가 될 수도 있는거다.
아니면 작은 개인용 서버도 될 수 있고.
또는 기타 다른 용도의 컴퓨팅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Ara의 에코시스템이 어떻게 발달하느냐에 따라서
이 제품의 핵심 용도가 정해질 것이다.

나라면 이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려면 이것 말고 그냥 다른 제품 살 것이다.
Ara는 다른 스마트폰 보다
더 크고 무겁고 약하고 느릴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스마트폰이 갖지 못한 특별한 기능을 가진
컴퓨팅 플랫폼이라면?

Raspberry Pi 또는 Arduino를 사용하는 Physical Computing 내지는 Media artist 들이 사용할지도 모른다.
이 사람들은 Processing 같은 쉬운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전용 앱을 만들기 위해
복잡한 라이브러리를 습득하고 자바 문법을 익히고
에클립스 IDE 사용법을 연습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냥 Processing으로 간단히 구현해서 곧바로 돌릴 플랫폼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기존의 Raspberry Pi 또는 Arduino와 비교해서
Ara는 더 작고 가볍고 깔끔하며 훨씬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가진다.
가격은 좀 더 쎄겠지만...
아무튼 이런 분야에서 비교우위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에서도 Ara를 가지고 무슨 스마트폰 시장을 뒤집어버리겠다던가 하는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Ara 개발팀 스스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Ara 고유의 에코시스템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점점 붙어나가고
Ara에 각종 Hacking이 이루어지면서
뭔가 대단한 어플리케이션이나 용도가 툭 튀어나올 것이다.


내년에 아마 개발자용 킷이 본격적으로 배포 단계에 들어갈 것인데
분위기를 계속 주시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조금 슬픈 점은...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는 한국에서는 절대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이다.
나라가 문화적으로 발전하려면
'벽(癖)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벽(癖)"이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Geek, Paranoia, Mania, Otaku 같은 인간들일 것이다.
돈을 보지 않고 비젼이나 크리에이티비티 그 자체에 몰두하는 사람.

천민자본주의가 너무 득세하는 시대인지라
한국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씨가 말라가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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